1주일 만에 창경궁. 매화는 피었다 지려하고, 자경전 터 앞에서 바라보니 환경전 뒤편 살구나무 꽃도 활짝 피었더라. 영화당 뒤편에는 때늦은 진달래가 한창이어서 꽃 대궐이라는 말이 실감나더라.진달래꽃을 보면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우리 집에 살던 머슴아재 생각이 난다. 초봄 새벽밥을 먹고 나무하러 갔다 오는 길이면 늘 참꽃 몇 가지를 꺾어 나뭇짐에 꽂고 와 먹어보라며 내 손에 쥐어주곤 했다. 어릴 적 내 봄은 그렇게 진달래 잔잔한 향기와 함께 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