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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편지

꽃편지 #499-1

창경궁 춘당지 서편 가장자리에 심은 벚나무 한 그루는 꽃이 피어 한창이더라. 나무 아래, 딱 가운데에 서서 고개를 들어 보니 꽃이 저렇게 하늘에 뜬 듯 보이더라. 그렇게 한참을 보고 있으니 자리를 펴고 눕고 싶더라. 오래 전 어느 봄날 수덕사 부근을 지나며 본, 벌판에 홀로 선 그 벚나무 생각이 간절하더라. 내년 봄에는 꽃이 피면 거길 찾아가 자리를 펴고 누워 하루 종일 꽃구경 하고 싶더라.